가을비
흰 뭉게구름 낮게 피어오르던 언덕에서
노을 지는 산 모롱이에서
소녀를 기다리던 떨리는 가슴으로
가지런히 현을 켜는 흰 손
지난 계절 뜨거운 숨결을 지나온
바람이 창가에 다가와
숨겨진 옛 이야기 한 소절 풀어내는
속삭임
수취인 불명의 추억이
문득 누군가의 얼굴로 떠오를 때
어디선가 아득히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잃어버린 악보를 찾아
다시 켜는 현의 울림
나무 사이로 계절이 오는지
가늘게 마음을 적시는 흐릿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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