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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호남의 품’을 떠나려 하는가

국민의당, ‘호남의 품’을 떠나려 하는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이르면 이번 주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당원 의견 수렴을 위해 전국을 순회중인 안 대표가 마지막 충청권 일정을 마친 후 통합선언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21일 호남에서 열릴 예정인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유승민 대표와 같이 참석하는 것도 시점 상 주목되는 부분이다.
현재 원내 기류를 보면 통합반대 의견이 높은 편이어서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순조롭게 이뤄낼지 의문이다. 통합을 위해서는 절차상 의원총회와 전당대회를 거쳐야 하는데 통합지지 세가 반대기류를 넘지 못하는 형국이다.
형식과 절차를 떠나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로 탄생한 국민의당이 호남민심과 배치되는 방향으로 줄달음치는 모습이 선뜻 납득되지 않는다. 호남이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을 껴안은 것은 안 대표의 참신한 개혁의지가 제도권 정치를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다. 또한 민주당의 호남독주에 맞서 건전한 경쟁관계를 통해 한국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당은 39석이라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으면서도 구차스럽게 몸집불리기에 열중하는 모양새이다. 바른정당이 아무리 자유한국당과 결별한 개혁성향 보수정당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구세력의 뿌리를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또 유능한 정당으로서 정책연대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기대하지만 정치는 민심과 함께 가지 않으면 사상누각이라는 사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입증된 진리이다.
국민의당 안 대표는 호남민심을 저버리고 호남의 품을 떠나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다시 따져봐야 한다. 초등학생이 보더라도 득보다 실이 많은 선택이다. 개혁성과 참신한 이미지가 희석되는 것은 물론이고 당 분열로 인해 지지기반을 크게 잃게 된다. 바른정당과 합당으로 외형상 전국 정당 면모는 가질지 모르나 새로운 헤게모니 싸움에 휘말려야 한다. 언젠가는 호남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명제는 분명 타당한 목표이다. 그러나 서두르다 보면 화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