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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공채에서 진가 발휘한 지방대생

카카오 공채에서 진가 발휘한 지방대생


대학입학 시즌을 맞아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몰리는 이른바 ‘인(in)서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가 실시한 신입직원 첫 블라인드 공채에서 합격자 10명 중 4명이 지방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나 ‘대학서열’ 파괴에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신입직원 공채에 응시한 1만10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해 최종 합격자 44명을 이달 초 선발 통보한 바 있으며, 이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 출신자는 24명이고, 비서울권 소재 대학 17명, 외국대학 출신 3명이었다. 국내 대학 출신자만 놓고 보면 합격자 중 41%가 지방대 출신인 셈이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학력이나 출신지 등을 가린 채 능력이나 인성만으로 뽑는 것을 의미한다.
카카오는 2014년 합병 이후 첫 실시한 이번 신입직원 공채에서 학력이나 나이, 성별, 경력 등은 기입하지 않고 성명, 이메일주소, 휴대전화번호 등만 입력한 후 테스트에 응시하도록 했으며, 오로지 온라인 두 차례와 오프라인 한 차례의 코딩 테스트로 실력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카카오 선발결과는 수능 성적이 곧 대학 서열이며, 출신대학 서열에 따라 취직과 미래도 결정될 것이라는 기존 사회통념을 뒤집는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4차 산업혁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실력만 갖춘다면 속칭 학벌이나 ‘백(배경)’이 없어도 누구나 선망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 공무원, 공공부문의 블라인드 채용 추진방안과 함께 지역인재 채용 할당제 30% 이상 확대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 332개 공공기관은 7월부터, 149개 지방공기업은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그러나 빛가람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은 여전히 인색한 편이다. 공공기관 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내 이전 공공기관 13곳의 지난해 정규직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전국평균 13% 보다 낮은 11.4%에 불과했다.
기업들이 스펙에 상관없이 오로지 본인의 실력에 따라 인재를 채용하게 되면 지방대학 경쟁력이 살아나고 ‘인(in)서울’ 현상도 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