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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빌리은행 ‘서민 희망사다리’ 역할 톡톡

주빌리은행 ‘서민 희망사다리’ 역할 톡톡

 

장기 연체된 서민의 빚을 탕감해주는 주빌리은행 제도가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려 절망에 허덕이고 있는 채무자들에게 ‘희망 사다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나 세밑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은 시민의 기부로 장기 연체된 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줄여주거나 탕감해주기 위해 2015년 8월 설립됐다. 2012년 11월 미국의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가 시작한 빚 탕감운동인 ‘롤링주빌리’(Rolling Jubilee) 프로젝트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것이다.
주빌리은행은 12월20일 현재 4만8천907명의 채권 원리금 7천640억원을 소각했으며, 부실채권 3억5천583만을 매입했다. 주빌리은행의 빚 탕감으로 삶의 희망을 되찾고 경제회생을 이룬 사례도 적지 않다.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던 A씨는 4자녀가 고엽제 피해로 선천성 질병을 앓게 됐고, 자녀들의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결국 빚을 지게 됐다. 적은 수입으로 생활비와 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져 대부업체 대출을 받으면서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던 A씨는 주빌리은행의 도움으로 빚을 탕감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20대 중반 B씨는 사회 첫 발을 내딛으면서 카드를 홍보하는 모집원으로부터 5개가 넘는 카드를 발급받았다. 절제된 소비습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를 사용하다 보니 빚이 늘어났다. 카드 돌려막기를 시작했고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해 이자와 원금을 갚다보니 더 이상 빚을 감당할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회사도 퇴사해 일용직으로 전전하다 우연히 집으로 배달된 주빌리은행 안내문을 받고 은행을 찾아가 채무 내역을 확인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B씨는 자신을 다시 한 번 채찍질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며 열심히 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현재 전남도와 광주 광산구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 10여 곳이 참여하고 있다. 주빌리은행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경제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서민들에게 ‘희망사다리’가 되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