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에서 전 재산 기부한 ‘아름다운 모정’

하늘나라에서 전 재산 기부한 ‘아름다운 모정’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고된 삶을 살다가 세상을 떠난 실향민이 평생 모은 재산을 유족을 통해 장학금으로 내놓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하늘나라에서 아름다운 뜻을 실천한 주인공은 지난해 92세로 생을 마감한 고 홍복순 씨이다. 고인의 아들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평소 어머니가 돈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려는 의지가 꺾이면 안된다’며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싶다”는 뜻에 따라 GIST에 2억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고인 홍씨는 서울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6·25때 목포로 피난을 내려온 실향민으로 힘든 삶을 살았다. 전란 중에 여동생이 태어났고 가난한 살림에 가족들이 치열하게 살았던 터전이었다. 홍씨는 서울로 거주지를 옮긴 후에도 종종 제2의 고향인 광주·전남을 찾아오곤 했다.
생전에 그녀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못한 것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늘 “여자도 남자와 대등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야 한다”고 말해왔고 이를 실천하려고 준비해왔다. 자녀들은 이러한 고인의 뜻을 헤아려 어머니가 평생 절약하며 모은 돈을 이공계 여학생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GIST에 전달했다.
GIST 발전재단은 기부자 집안 가훈인 ‘인성(忍省)’을 따 ‘인성 홍복순 장학금’으로 명명하고 여학생 학업지원에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경기불황으로 기부의 손길이 줄어드는 가운데 사후에 평생 모은 재산을 대학에 기부한 고인 홍씨와 유족의 마음이 사회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GIST는 이 소중한 돈을 기부자의 뜻을 받들어 과학인재 양성과 연구에 힘써 사회에 환원해야 할 것이다.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GIST는 짧은 연륜에도 불구하고 QS대학평가에서 3년 연속 세계 3위를 차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탁월한 연구역량을 발휘한 데에는 지역사회의 후원과 독지가의 기부금이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GIST가 우수한 과학인재 배출과 첨단기술 창출로 광주·전남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견인차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