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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발생 철새 탓 앞서 치밀한 역학규명 필요

AI발생 철새 탓 앞서 치밀한 역학규명 필요


올 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이 전남에 집중된 가운데 발생원인과 전파경로가 베일에 가려 있어 보다 과학적인 역학규명이 필요하다.
그동안 발생 양상을 보면 축종별로는 오리, 지역별로는 전남에 유독 집중돼 그 원인을 궁금하게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0일 현재 가금류 농가에서 확인된 고병원성 AI 12건 가운데 1건을 빼고는 모두 오리에 발생했다. 또한 이번 겨울 농가에서는 처음으로 AI가 발생한 전북 고창을 비롯해 전북 정읍, 경기 포천을 뺀 나머지 9건 발생지는 모두 전남이다. 추가로 장흥에서도 H5형 AI 항원이 검출돼 고병원성 확진 판정 시 전남은 13건 중 10건을 차지했다. 이렇게 볼 때 AI가 오리, 전남에 집중된 현상은 상관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오리에만 주로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올 겨울 AI 바이러스는 통상 중부 지역에서 먼저 검출되던 것과 달리 남부에서 먼저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진 분석 결과 작년 11월 13일부터 순천, 제주 등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한 달 후부터는 중부 지역인 용인, 천안, 안성에서 검출됐다. 반면 2016년에는 10월 28일부터 중부(천안·아산·원주 등)에서 먼저 검출된 후 11월 중순 이후 남부(강진·부산·창원 등)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
겨울 철새가 남하하는 경로를 따라 중부에서 먼저 검출되던 AI가 종전과 달리 남부에서 시작된 것은 시사점을 남긴다. 철새가 북상하면 AI도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철새 연관성 역시 명확하지 않다.
효율적인 방역을 위해서는 발생 경위 등 역학 조사가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기대하는 만큼 명확한 분석이 이뤄지지 않은 실정이다. 매년 되풀이되고 토착화 우려마저 나오는 조류인플루엔자 퇴치를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역학규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