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아리랑

전남도-사가현 교류

[新아리랑]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교류사업 ‘활발’
['경술국치 100주년'기획] 新아리랑
<제3부> 일본 현지에서 본 한일관계
(2) 전남도-사가현 교류


입력날짜 : 2010. 08.12. 00:00

사가시 전경
사가현청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시가지 전경. 후쿠오카에서 버스로 1시간거리에 위치해 있는 사가시는 농촌지역을 배경으로 한 도시답게 조용하면서도 도심 하천에 물이 풍부해 방문객에게 차분한 인상을 안겨준다.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92년부터 지사회의…공무원 파견·공동사업
올해 해파리 퇴치·크루즈 관광 활성화 기대
‘고대의 인연’ 요시노가리 유적 등 흔적 많아

전남도, 경남도, 부산시, 제주특별자치도 등 한국의 4개 시·도는 후쿠오카현, 사가현, 나가사키현, 야마구치현 등 일본의 4개현과 지난 1992년부터 ‘한일해협연안 시도현교류 지사회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취재팀은 이 가운데 농수산업, 관광을 기반으로 전남도와 활발하게 교류를 펼치고 있는 사가현을 방문, 공무원 등 인적교류와 친환경농업 육성실태, 신재생에너지산업 현황을 살펴보았다.
사가현은 후쿠오카에서 버스로 1시간거리에 위치해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인구는 87만명, 면적은 2,439㎢로 산하에 23개 기초단체(10市, 13町)를 두고 있다.
경지이용율이 일본 최고(133%)로 농업이 발달한 사가현의 주요특산물은 밀감 생산량이 일본내 1위이고 사가牛가 유명하다. 또한 수산업분야에서 김생산량 전국 1위(22%), 조개류, 오징어 등 어획량이 높다.
“전남도와 교류 만족”
코이케 노부유키 경영지원본부장(왼쪽)은 “전남도와 20년 가까운 교류를 통해 관광·서비스 등 산업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특히 임진·정유재란때 끌려간 조선도공 이삼평이 씨앗을 뿌린 아리타(有田) 도자기가 유명하며, 실리콘 웨이퍼 연간생산량이 일본 최고이다.
요시노가리 유적지 등 고대 한반도와 활발한 교류 흔적이 남아있는 사가현은 야리야케海 갯벌 등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연간 3천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지난 2일 취재팀이 찾은 사가현 시는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의 분위기가 섭씨 35도를 웃도는 뜨거운 열기에 휩싸인 방문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했다.
사가역에 마중나온 송문경씨(전남도 파견직원)와 무토 히사요시씨(사가현청 국제과)의 안내를 받아 사가현청에 들렀다. 이곳에서 국제교류와 친환경농업 현황에 대한 브리핑이 약속되어 있었다.
코이케 노부유키 경영지원본부장과 한일 시도현교류에 관해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전남도와 20년 가까운 교류를 통해 관광·서비스 등 산업 각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지난해에는 사가현에서 한일해협 연안 8개시도현 지사회의가 열려 영화교류제, 청소년교류, 젊은 영상작가회의 등 좋은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민간분야 교류도 현재 개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카라츠- 여수 라이온스클럽 및 로타리클럽이 교류를 하는 등 각 주체들이 1대1 교류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교류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생각이다”면서 “그동안 양 지역에서 10명이 파견되었으며, 대학과 민간에서도 인적교류가 확대되도록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해협 연안 8개시도현은 지난 1992년 이래 ▲치어방류 ▲수질·대기오염분석 ▲관광루트개발 ▲IT분야 교류 ▲한·일네트워크 운영 및 학교간 학생교류광장 ▲방재분야 정보·인적교류 ▲젊은층의 문화교류 등 다방면에서 폭넓은 교류를 진행해고 있다.
현민협동시책 성공 추진 결실
사가현이 현민협동시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공로로 2010년 6월 ‘유엔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하는 모습./사진=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또한 2010년에는 ▲대형해파리퇴치 ▲환경심포지엄 개최 ▲크루즈관광 활성화 ▲큐슈 IT페어 8개 시도현 IT기업참가 ▲한일해협권 영화제 개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사가현은 전남도와 마찬가지로 농촌지역의 특성을 살려 태양광 주택보급에 힘쓰고 있다. 2009년 3월 현재 전체 단독주택 21만호 가운데 3.46%가 태양광발전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큐슈지역에서 가장 높은 보급률로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해 전기와 에너지에 대한 시민의식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가구당 최대 30만엔(원화 400만원)까지 보조금을 지급한 결과로 분석된다. 사가현은 태양광판넬 생산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사가현은 행정서비스에 민간의 아이디어를 적극 도입해 혁신적인 서비스로 주민의 만족도를 높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민간이 잘할 수 있는 업무나 사업을 과감히 위임함으로써 행정효율과 주민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사가현은 현재 1천개의 서비스를 공개해 민간의 참여를 허용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청사 1층로비에 마련된 통계자료 서비스 제공업무를 민간에 맡겨 운영하고 있다.
코이케 노부유키 경영지원본부장은 “이들 공개위임 사무에 대해 정기적인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대체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사가현은 이러한 혁신적인 행정서비스로 지난 6월23일 일본 최초로 ‘유엔공공서비스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가현/글=박준수 기자 jspark@kjdaily.com



사가현 日 최초 ‘유엔공공서비스상’ 수상
민간서 제안 모집 공동연구 진행…행정시스템 개선 효과


사가현이 현민협동시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공로로 2010년 6월 일본최초로 ‘유엔공공서비스상’을 수상했다.
사가현에 따르면 현민협동시책은 모든 행정사무를 대상으로 CSO(시민사회조직)와 민간기업 등으로부터 폭넓게 제안을 모집, 협의를 통해 새로운 역할분담에 대해 검토·완성해가는 일련의 시책을 말한다.
다시 말해, 현과 민간기업 등 간에 행정과제 해결을 위한 공동연구를 실시하고 현의 행정실무에 관한 지식·경험을 민간기업 등의 창의·아이디어와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공공서비스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2006년 이 제도가 실시된 이래 약 600건의 제안이 접수되었고 현재까지 13개의 연구테마를 선정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가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주) 등 세계적인 기업과 ‘직원포털사이트의 최적 구축법에 대한 연구’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신종 인플루엔자 대책의 시스템화’와 관련된 공동연구는 널리 응용가능한 연구로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선진행정 현장 체험 기뻐요”
전남도 파견공무원 송문경 씨


“자원봉사자가 사가현 행정을 이끈다고 할 정도로 민간의 행정참여 시스템이 잘갖춰져 있습니다”.
지난 4월16일 사가현청에 파견돼 1년간 연수중인 송문경씨(30·전남도청)는 민간이 잘하는 분야는 과감하게 업무를 이양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열린행정’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곳에 온지 아직 4개월밖에 되지않았지만 일본의 행정스타일이 사전에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되 집행하는 과정에서 좀처럼 변경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공무원들의 업무가 전문화·세부화돼 있는 점이 우리나라 행정과 크게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송씨가 이곳에서 맡은 일은 전남도와의 교류업무, 그리고 사가현청의 각 실국을 돌며 현황을 파악하고 행정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다.
또한 틈틈이 관내 초등학교를 방문해 학교운영 현황을 견학하고 학생들에게 한국문화를 강의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현청내 국제교류센터에서 공무원이나 주민들에게 한국어와 한국요리 등 한국문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한류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사가현에는 이를 배울만한 학원이 없어 주민들의 요구가 높기 때문이다.
그녀는 농촌지역인 사가현 역시 전남도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며 인구 감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는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원봉사 현장에 함께 참여해 일본인의 문화와 시민정신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한일교류 힘 보태게 돼 보람”
JET(외국청년 초청) 참가 유수근 씨


“한일교류 관계분야에서 제 능력을 발휘하고 싶습니다”.
JET(The Japan Exchange and Teaching Programme, 외국청년초청사업)프로그램에 선발돼 3년째 사가현청 국제과에 근무하고 있는 유수근씨(29)는 “한일교류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계속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원이 고향인 유씨는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8년 4월 JET프로그램에 선발돼 사가현청에 근무하면서 8시도현 연안도시 교류업무와 통·번역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한국공무원 사회와 일하는 스타일에 있어서 일본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워 여기에 맞춰 일을 진행하는데 반해 한국은 개략적인 틀만 만들어 놓고 진행해가면서 조정하는 것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이런 문화차이로 간혹 오해가 빚어지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중간자 입장에서 조정해서 원만하게 일이 처리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 일본인과 공무원들이 한국을 좋아하고 한류 영향으로 한국어공부에도 열중하고 있다며 일본생활에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JET프로그램에는 한국 젊은이 16명이 선발돼 각 기관의 한일교류업무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