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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한겨울인데 제설함이 텅 비었다니

아직 한겨울인데 제설함이 텅 비었다니

 

이제 겨우 대한(大寒·20일)이 지났을 뿐인데 광주지역 곳곳에 설치된 제설함이 텅 비었다니 황당하기만 하다. 본보 취재결과 상당수 제설함에 제설용 모래나 염화칼슘을 찾아볼 수 없는데다, 제설용 삽과 같은 기본적인 도구마저 제대로 구비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9일 2㎝의 비교적 적은 적설량에도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진 원인 가운데 하나로 늑장 제설작업이 지목되고 있는데 제설함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탓이 아닌가 싶다. 
현재 광주지역에는 총 420개(동구 27개·서구 81개·남구 100개·북구 42개·광산구 170개)의 제설함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기자가 확인한 결과, 상당수 제설함이 제설 도구 없이 염화칼슘만 비치돼 있는가 하면 제설제가 아예 없거나 부족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역 10여 곳의 제설함을 들여다 보니, 염화칼슘이나 제설용 모래가 구비돼 있기는 커녕 아예 텅 비었고, 제설제를 바닥에 뿌릴 수 있는 삽 등 제설도구 역시 1-2곳에서만 발견됐다는 것이다.
남구 주월동에 있는 제설함의 경우에는 염화칼슘은 물론 모래주머니 한 포대조차 없이 제설장비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북구 오치동에 있는 제설함에도 모래주머니를 담았던 주황색 비닐만 널브러져 있거나, 일부 제설함에는 모래주머니만 2-3개만 있는 등 제설함에 있는 양도 각기 달랐다.
게다가 제설함 안 내용물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다보니, 각 지자체마다 구비해야 할 제설제 양도 제각각인 것도 문제점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갑작스럽게 폭설이 내릴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 불보 듯 뻔하다. 실제로 지난 9-11일 사이 이틀간 내린 눈으로 인해 도로가 빙판으로 변하면서 광주시내에서는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빈발해 자동차 정비업소들마다 한달치 작업차량이 밀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한겨울인데 언제 또 폭설이 내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제설함이 제 구실을 못한다면 시민들은 차를 운행하면서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지난번처럼 제때 제설작업을 하지 못해 애를 먹는 사태가 재현되지 않도록 행정당국은 완벽한 제설 대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