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대지에 떨어진 꽃잎을 보고서야
봄이 찾아왔음을 알았다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는 것을 보고서야
지나온 길이 꽃길이었다는 걸 알았다
거울에 비친 흰 머리카락을 보고서야
내게 청춘이 머물다 갔다는 걸 알았다
겨울 간이역에서 그녀가 오기를 기다리다
산모퉁이 너머로 멀어지는 기적소리를 들었다
그렇게 내 인생은 느리게 흐르는 강가에서
노을에 젖는 갈대처럼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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