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에 만전을
38년간 미완의 의제로 묻혀온 5·18 진상규명이 마침내 ‘진실의 눈’ 앞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국회는 이번 주 5·18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시작으로 상임위 심의를 본격 가동한다. 특히 오늘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는 헬기사격 등에 대한 5개월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6일 열린 국방위원회 공청회에 이어 8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쳐 9일 국방위 전체 회의에서 5·18 진상규명 특별법 통과여부를 결정한다. 국방위를 통과하면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이어 2월 20일, 28일 열릴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역사적인 통과여부가 주목된다.
그동안 5·18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는 1988년 국회청문회, 1995년 검찰조사, 2007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을 통해 세 차례 이뤄졌지만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지 못하고 ‘광주의 상처만 덧난 상태’로 봉합되었다. 신군부가 자신들이 장악한 언론을 통해 광주를 ‘폭도들에 의한 소요사태’로 매도하고 권력을 통해 장기간 진실을 왜곡·은폐시켰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실한 검증과 강제 조사권 미부여 등으로 진실접근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로 인해 발포 명령자 규명, 행방불명자 확인, 암매장 발굴 등이 ‘미완의 질실’로 남았고 왜곡 및 폄훼행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4월 발간된 ‘전두환 회고록’을 포함해 지만원 등 일부 세력들에 의한 5·18 왜곡·폄훼가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폭도담론이 갖는 부정적 낙인효과는 지역차별 및 반공이데올로기 잔영과 맞물려 광주를 고립시키는 기제로 작동해 왔다.
따라서 확실한 진상규명과 국가차원의 공인보고서 채택, 5·18 광주정신의 헌법수록은 일방적으로 왜곡된 5·18 담론을 바로잡는 국민적 과제이다. 5·18 진상규명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진실을 밝혀 정의를 바로 세우고 국민통합을 완성하는 작업이다. 5·18이 ‘진실의 눈’ 앞에 설 수 있도록 여야는 시대적 소명의식을 가지고 특별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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