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사태 ‘볼보모델’서 해법 찾자
금호타이어의 운명을 가를 노사 자구안 제출 시한이 이제 4일 남았다. 그러나 고용불안과 경영정상화를 일거에 해결할 대안이 좀처럼 나오지 않은 채 채권단의 해외매각 방침과 노조의 반대 입장 간에 팽팽한 긴장감만 높아가고 있다. 이처럼 파국을 향해 달리는 금호타이어를 지켜보는 지역민의 심정은 답답하기만 하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 거리에서 '해외매각 철회'를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해외매각을 추진하며 헌법에 명시된 노동기본권을 제한하는 반헌법적, 반노동적 불법행위를 자행했다"며 "부채와 경영부실로 자신의 앞가림도 못 하는 더블스타로의 매각 추진은 당장 채권단의 손실만을 줄이고자 하는 속임수이며 광주·전남 시도민을 기만하는 매국행위다"고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려는 중국 더블스타가 지리(吉利)자동차의 볼보 인수 사례를 따르겠다고 언급해 볼보의 매각 과정과 독립경영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지리가 처음 볼보 인수를 추진할 때만 해도 볼보 노조를 중심으로 스웨덴 내에서 기술 유출 및 고용 불안정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지리가 설득 끝에 노조 동의를 끌어내고, 인수 후에는 약속대로 투자 집행 및 독립경영을 하면서 현재는 성공적 기업 부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포드가 볼보를 인수할 당시 가격이 약 65억달러(약 7조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헐값 매각'이었다. 매출 규모를 비교해도 지리는 볼보의 20분의 1에 불과해 '새우가 고래를 삼킨 꼴'이었다. 처음에 포드는 볼보의 기술유출 우려 등 지식재산권 문제 때문에 지리에 매각하는 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볼보의 기존 기술에 대한 소유권을 포드가 유지하고, 지리는 볼보 기술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권리를 얻는 것으로 양사가 타협하면서 매각이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지리의 볼보 회생 사례가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고 전망한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와 계약서에 독립경영 보장과 '먹튀' 방지 장치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넣고, 노조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양보와 협력을 하면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볼보모델’이 고용불안과 경영정상화를 동시에 해결할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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