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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재개정 지역경제 파장 살펴야

한미FTA 재개정 지역경제 파장 살펴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시작된 한미FTA 개정협상이 3개월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당초 아무리 짧아도 1-2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였으나 미국이 ‘철강관세 25% 부과’라는 초강수로 압박한 결과 ‘패키지딜’을 수용했다는 평가이다.
미국은 무역적자의 가장 큰 원인인 자동차관련 안전·환경 규제완화와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철폐 조정, 자동차 부품 의무사용과 원산지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에 맞서 한국측은 ‘불리한 가용정보’(AFA)와 세이프 가드 등 미국의 무역구제 남용에 대한 방지와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새롭게 들고나온 철강관세 카드로 우리를 압박하면서 FTA협상에서 미국에 더 양보하거나 아니면 우리측이 요구했던 사항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우리가 철강 관세 면제협상에 사활을 걸어야 했던 이유는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가 적용되면 5년간 수출손실액이 무려 2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측은 그동안 한국의 안전·환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차량이라도 미국 기준을 맞췄다면 연간 2만5천대까지 수출이 가능했던 쿼터를 더 확대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결국 철강관세를 피하기 위해 자동차를 대폭 양보함으로써 국내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그렇지 않아도 실적 악화에 고전하고 있는데 더 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광주경제의 견인차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내수와 수출이 24% 대 76%로 수출비중이 월등히 높은 편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2015년 53만대 생산을 정점으로 2016년 49만8천대, 2017년 49만2천대 등 생산량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올해도 글로벌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원화가치 상승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한미FTA 재개정까지 겹쳐 먹구름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지역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광주시 등 관계당국과 기아차 노사는 이번 한미FTA 개정의 파장을 최소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