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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사회 아픈 현실 드러낸 영암 미니버스 참사

농촌사회 아픈 현실 드러낸 영암 미니버스 참사

 

지난 1일 영암 신북에서 발생한 25인승 미니버스 교통사고 참사는 운전부주의가 일차적인 사고원인이지만 근원적으로는 인구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신음하는 농촌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드러낸 것이어서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난 1일 오후 밭일 작업을 마친 노인들을 태운 25인승 미니버스가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코란도 승용차와 충돌한 뒤 가드레일을 뚫고 도로 아래 밭으로 추락해 8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버스에 설치된 블랙박스 영상을 토대로 사고버스가 1차로로 가던 SUV와 부딪친 뒤 30m 가량 더 주행하다가 가드레일, 가로수, 가로등을 연이어 들이받고 도로 아래 밭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노인 14명과 운전자 등 총 15명이 타고 있었던 이 버스는 영암에서 총각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나주로 귀가하던 길이었다.
노인들은 자식들 부담을 줄이려고, 어린이날 연휴 손주들 손에 용돈이라도 쥐여주려고 일을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특히 5월8일 어버이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 가족과 이웃들의 슬픔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해마다 영농철이면 농촌은 노인들이 한푼이라도 벌려는 욕심으로 장거리 일을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승합차를 이용해 과속과 승차 인원 초과, 안전벨트 미착용 같은 안전의식 미비로 피해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번 영암 버스 참사는 노인들이 80이 넘어서도 생계를 위해 새벽부터 밭일에 나갈 수밖에 없는 농촌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일깨워준다.
농번기가 되면 일손부족에 어쩔 수 없이 노인들의 노동력이 필요로 하는데 대부분 일당 계약으로 이뤄져 열악한 환경속에서 위험과 고단함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노인들이 장거리 이동과정에서 최소한 안전이 담보되도록 수송차량에 대한 특별관리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 과속과 승차 인원 초과, 안전벨트 미착용 등 안전의식 미비로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수송차량 등록제나 운전자교육이 요구된다. 아울러 농촌지역 도로에 대한 안전시설 보강과 교통지도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