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미공개영상에 담긴 숨겨진 진실 밝혀야

5·18 미공개영상에 담긴 숨겨진 진실 밝혀야

1980년 5·18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미공개 영상물이 38년 만에 세상에 공개되어 그날의 참상을 다시 곱씹어 보게 된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지난 9일 공개한 영상에는 80년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약 13일간 긴박했던 항쟁 현장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전율과 함께 울분을 느끼게 한다. 16㎜ 네거티브 필름 총 3권(롤)의 영상은 3부(‘광주 Part1-3’)로 구성되었으며 상영시간은 72분이다.
‘광주 Part1’에는 5월20일부터 27일까지 기간 동안 금남로 시위대와 계엄군의 대치 상황, 적십자병원의 영안실, 시민 헌혈, 트럭·버스를 타고 다니는 시민, 도청 앞 궐기대회, 도지사 기자단 브리핑과 수습위원회 면담 모습 등이 담겨있다.
‘광주 Part2’에는 5월28일부터 6월1일까지 도청 현관 앞 회수된 무기들, 거리 청소, 도로와 기관 앞에서 경계 중인 계엄군, 헬기를 타고 도청을 방문한 소준열 소장(당시 전남북 계엄분소장), 망월동 안장 장면 등이 담겼다.
마지막 ‘광주 Part3’은 5월28일부터 6월1일까지 항쟁 이후 정리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무성이라 음성은 들리지 않지만 항쟁에 나선 시민들의 함성과 가족의 주검을 붙들고 오열하는 유가족의 통곡이 화면을 뚫고나와 극장안을 메아리치는 듯 했다. 특히 5월27일 광주를 피로 물들이고 진압한 소준열 소장이 활짝 웃으며 도청을 나오는 모습은 신군부의 비정함이 느껴진다. 또한 도청앞 분수대 궐기대회 현장에 나부낀 현수막에 적힌 ‘끝까지 싸우자, 독재없는 민주의 땅’ 문구가 38년이 지난 오늘날 메아리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이 영상은 5·18의 직접적인 장면이 담기지 않았지만 항쟁의 사실적인 모습이 담겨 있고 당시 영상기록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떤 목적으로 촬영했는지, 그리고 공수부대의 금남로 집단발포 장면이나 시민을 구타하는 군의 모습 등이 담겨 있는 필름의 존재여부가 새로운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상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함께 출처를 밝혀내 5·18의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