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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완성차공장 협약’ 노사정 신뢰가 우선

‘광주 완성차공장 협약’ 노사정 신뢰가 우선

 

‘광주형 일자리’의 첫 모델로 관심이 집중됐던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완성차 공장 설립 투자 협약이 급제동이 걸려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
완성차 공장 설립은 민선 6기 윤장현시장이 취임 초부터 공을 들여온 ‘광주형 일자리’ 프로젝트로 4년간 뚜렷한 진전이 없다가 임기 막판 급진전을 보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순조로운 진행을 보이던 투자협약은 당초 어제(19일) 열리기로 했으나 후속 일정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 연기됐다. 이 사업의 핵심은 광주시가 주도적으로 독립법인을 신설해 기존 완성차 업계보다 낮은 임금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즉, 광주시가 1대 주주가 되고, 현대차는 2대 주주로 2천800억원의 19% 가량인 530억여 원의 투자를 하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또한 오는 2021년께 공장 설립이 마무리되면 지역에 직·간접적으로 1만2천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중차대한 투자협약식이 날짜까지 정해진 상태에서 갑작스레 연기되자 그 배경을 두고 여러가지 추측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민선 7기 이용섭호(號) 출범을 코앞에 둔 시점에 추진된 협약 체결 계획이 광주시와 현대차 모두 부담스러웠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협약식 연기는 광주시와 현대차가 적정 임금 수준, 투자 규모 등에서 이견을 드러낸 데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현대자동차 노조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사측이 내년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 예정인 신차나 다른 차량 물량 일부를 제3자인 광주형 위탁공장에 투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은 업무상 배임죄이며 신의성실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투자 규모에 대한 조율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산방식, 생산규모, 자본규모 등 세부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주형 일자리’는 독일의 슈투트가르트(Stuttgart) 모형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이 프로젝트의 성공은 노사정 신뢰와 대타협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쟁점들을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는 게 좋은 결론에 도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