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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관습처럼

관습처럼

 

일상에는 어딘가 덫이 숨어 있다
관습의 익숙함 같은 낯익은 얼굴로
부드러운 악수를 건넨다
이미 치밀하게 계산된 미소와
마음을 파고드는 샤넬 향수
거기에는 의식을 마비시키는 성분이 있다
오뉴월 장미처럼 겉은 화려하고
길고양이처럼 발톱을 숨기고 있는
다정다감한 눈빛
뒤를 돌아보면 나는 어느새 덫에 걸려있다
목덜미를 대롱대롱 매달린 채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온몸이 꺾여 있다
관습이란 이름의 덫에
창백하게 묶여 있는 욕망, 어리석음
그 마법에서 나를 깨우는 주문(呪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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