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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한전공대 밑그림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한전공대 밑그림

 

한전공대 설립 중간용역보고서가 어제 공개됐다. ‘학생 1천명, 교수 100명, 부지 120만㎡ 규모로 오는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는 요지이다. 컨설팅사 ‘A.T.Kearney’가 제시한 보고서 내용을 보면 한전 재무 악영향과 국민 세금 과잉투입 최소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설립 방향으로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하도록 했다. 대학구조조정 상황 속에 상생을 위해 타 대학 연구소와 연결·협력하는 '연합형 대학'과 에너지 밸리와 국가·산업에 공헌하기 위해 '글로벌 혁신대학'이라는 방향성이 정해졌다.
또한 부지선정과 관련 광주와 전남 지자체가 '합의 추천해 최단기간 부지조건에 맞는 입지를 추천'하는 방식과 용역 내 '전문가가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해 부지를 선정'하는 방식 등 2가지 입지선정 방안을 제시했다.
결국, 보고서는 우리나라와 한전의 미래에너지 주도권 기틀 마련을 위해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경향을 보여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주고 있다.
당초 기대와 달리 보고서는 규모와 부지선정, 재정지원 등 부분에서 상당히 후퇴한 양상이다.
우선 규모면에서 120만㎡ 규모를 제시했으나 당초 예상한 150만㎡보다 작을 뿐 아니라 미래 확장가능성을 고려하면 최소 130만㎡(40만평)는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학생 정원 1천명도 한전공대를 세계 유수대학으로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예상보다 축소된 느낌이다.
뿐만 아니라 입지선정에 대한 2가지 방안도 서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가 알아서 협의하거나, 용역 전문가 측에 전권을 일임하지 않으면 개교 시기를 지키지 못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한전은 성공적 대학 설립과 운영을 위해 재정지원, 인적·물적 자원공유 등 최적의 추진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역할을 한정했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호남지역 대표 공약으로 지난해 100대 국정과제로 채택된 국가적인 현안사업 중 하나다. 세계적 수준 에너지 특화대학에 걸맞는 한전공대 설립 밑그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