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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스런 도심 폐건물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흉물스런 도심 폐건물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광주 도심 곳곳에 30년 넘도록 장기간 방치된 고층 폐건물이 수두룩하다. 광주지역에 장기 방치된 폐건물은 동구 1곳(지산동), 서구 2곳(농성동, 마륵동), 남구 2곳(주월동, 방림동), 광산구 1곳(삼거동)등 총 6곳. 북구를 제외한곤 자치구마다 1개꼴로 분포해 있다.
이처럼 폐건물이 장기간 방치된 가장 큰 이유는 건물주가 자금난 등으로 도산해 공사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들 건물은 골조형태로 있거나 겨우 외벽만 마감된 상태여서 외관상으로도 흉물스런 모습을 띠고 있다. 게다가 오래 방치된 건물이다 보니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도 활용될 우려가 크다.
본보 취재기자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광주 남구 주월동 모 여고 앞에 30여년 방치된 폐건물은 전체적으로 벽면이 금이 가 있고 수백개의 철근이 튀어나와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또 건물 내부에는 공사가 중단돼 돌멩이와 시멘트 조각들이 나뒹굴었다. 이 같은 먼지는 바람이 불어 지나는 주민들을 향했다.
폐건물은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도 전락한다. 이 건물 뒤편으로 고등학교 두 곳이 위치해 있는데 출입통제가 없어 누구나 쉽게 출입이 가능하다. 폐건물 내부를 들여다보니 담배꽁초와 빈 술병들이 발견됐다. 또 이곳에서는 지난해 5월 청소년들이 공포체험을 하다 추락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광주 서구 마륵동 폐건물은 더욱 심각한 상태이다. 부식이 심화된 듯 온통 검게 변한 모습이고 공사가 중단돼 기초 구조물인 쇠파이프가 줄에 묶인 채 허공에서 흔들거렸다.
하지만 관할 행정당국은 예산부족과 사유지라는 이유 등으로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어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하루 속히 폐건물을 철거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광주시는 국토부, LH와 연계해 장기방치 건축물에 대한 정비사업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내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도심 곳곳에 ‘유령의 집’을 이대로 방치한다면 광주의 도시이미지를 구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