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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1,650억 이월, 광주시 제대로 일하고 있나

예산 1,650억 이월, 광주시 제대로 일하고 있나


광주시가 올해 사용하지도 못하고 내년으로 고스란히 넘긴 명시이월 예산이 1천6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광주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명시이월한 사업은 일반회계, 특별회계를 합해 133건 1천654억원에 달한다. 사업별로는 도시철도 2호선 249억원, 수영대회 284억원, 보건환경연구원 신축비 116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해명자료를 통해 “명시이월액 증가는 국고보조사업이 47건 974억원을 차지하는데 국비가 교부되지 않아 집행하지 못했고,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지연,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등 협의 지연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는 액수가 전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데다 재원 투자 계획이 사업 추진 단계별로 꼼꼼히 마련되지 못한 데 기인한다.
우선 명시이월 예산액이 지난해 1천111억원보다 23건 543억원 증가했고, 2013년에 비해서는 3배 가량 늘었다.
명시이월한 사업의 기정예산액, 즉 의회에서 이미 확정된 예산은 2천172억원이었으나 23.3%인 506억원만 집행했다. 지난해 33.6%(1천689억원 중 567억원)보다 10.3%p나 낮은 수치다.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하고 편성예산 전액을 명시이월한 사업도 70건 811억원에 달했다.
특히 감액사업이 수두룩한 것도 문제다. 기정예산 대비 전액 감액된 사업이 51개 사업 32억1천400만원에 이른다. 또 50% 이상 감액된 사업도 56개 사업 41억4천400만원에 달한다.
검토보고서는 “명시이월한 사업의 대부분은 당초부터 올해 집행은 곤란하다는 게 충분히 예상되는 사업들”이라며 “사업 추진 단계별로 재원 투자 계획을 꼼꼼히 세워 소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 가능한지 체계적으로 따져야 예산의 사장(死藏)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예산은 수치로 표시된 사업계획서이다. 예산이 해당 연도 안에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것은 해당 연도에 해야 할 사업을 태만히 한 것이나 다름없다. 광주시는 협의지연 사업에 적극 대처하고 예산 집행상황을 수시 점검하는 등 예산이 사장되는 것을 최소화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