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차별’ 경전선, 전철화 예산 반영해야
‘호남소외’의 상징으로 점철된 경전선이 또 다시 느림보 철길로 남을 처지에 몰렸다. 4년 9개월이나 끌어온 예비타당성 조사가 0.85의 높은 경제성 분석(B/C)에도 불구하고 종합평가 계층분석법(AHP)에서 근소한 차이(0.011)로 심사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다.
경전선 노선 중 부산-순천을 잇는 영남지역은 복선 전철화 사업이 이미 완공 혹은 진행 중이지만, 광주송정-순천구간은 일제 강점기 건설 이후 단 한번도 개량되지 않은 채 단선 비전철 구간으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광주에서 부산까지 하루 한 차례 운행하는 열차는 무려 5시간 30분이 걸리고 버스로 1시간 거리에 불과한 광주송정-순천 간 소요시간도 두 배가 넘는 2시간 20분이 걸린다. 해당 구간은 비탈과 굴곡이 심하다 보니 오르막에서 차륜공전이 발생하고 내리막 구간에서는 자연정차에 따른 운행장애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안전문제도 상존하고 있다.
그동안 경유지인 광주·전남·부산·경남 국회의원과 지자체장, 시·도의회를 비롯한 지역민들의 예산반영 요구가 봇물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경전선이 비전철 구간으로 계속 남는 것은 ‘호남차별’에 다름이 아니다. 경제성 평가 결과가 이보다 못한 중앙선 도담-영천 철도건설, 춘천-속초 철도건설, 포항 영일신항 인입철도 등 다수 사업이 AHP를 통과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철도 현대화 및 남북철도 연결 공동조사’가 현실화된 지금, 정작 북한철도와 같은 상태로 80년 동안 방치된 경전선의 전철화 사업을 외면하는 처사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율배반적인 태도이다.
속도경쟁 시대에 경전선이 동서교류의 중심축으로 부활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사업결정이 확정돼 착공에 들어가야 한다. 전철화 되면 광주-부산 철도 소요시간은 현재 5시간 30분에서 3시간 이상 단축된 2시간대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호남권과 영남권의 활발한 교류로 균형발전은 물론 영호남 화합, 남해권 성장동력 확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균형발전과 경전선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정부의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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