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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가을 문간에 서면

가을 문간에 서면

 

박준수

 

 

가을 문간에 서면

간이역 너머 손 흔드는 억새꽃,

남도행 완행열차의 가쁜 숨결이

G현의 선율로 대지를 흐른다

간수없는 건널목에

은행나무가 노란 깃발을 내린다

멈춰서는 건 구름뿐인 듯

하늘이 잠시 땅 끝에 내려와 있다

가을 문간에 서면

저마다 그리운 이름을 매달고

기적소리처럼

어디론가 메아리지는

낙엽들

중년의 길목을 가을이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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