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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당선자들 초심잃지 않는 참일꾼 기대

조합장 당선자들 초심잃지 않는 참일꾼 기대

 

어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치러져 광주·전남에서는 203개 농·수·임업조합의 조합장이 새로 뽑혔다. 이들은 평균 2.8대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조합의 CEO로 선출되는 영광을 안았다.
새롭게 경영자가 된 조합장들의 당선을 축하하며, 안타깝게도 당선되지 못한 낙선자들에게도 위로를 보낸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결과를 논하면서 일부 후보자들이 저지른 불·탈법 행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적임자를 뽑는 신성한 민주절차이다. 하지만 이번 조합장 선거 역시 다른 선출직 선거와 마찬가지로 부정행위가 다수 적발됐다.
광주에서는 위반행위와 관련해 고발 7건, 수사 의뢰 1건, 이첩 2건, 경고 10건 등 모두 20건의 조처가 있었다. 전남에서는 고발 16건, 수사의뢰 2건, 이첩 2건, 경고 39건 등 모두 59건이 있었다. 지난 제1회 동시선거와 비교할 때 광주는 2배가 늘었고, 전남은 48건이 줄었다.
광주 남구 모 단위농협 조합장 A씨 부부는 조합원 5명의 자택 등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현금 350만원을 건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전남에서는 13명의 선거인에게 각각 7-10만원씩 총 127만원의 출자금을 대납하며 본인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한 혐의로 모 조합장선거 후보자가 검찰에 고발됐다.
표를 얻기 위해 돈이 오가고 불법·혼탁으로 얼룩지는 양상이 마치 정치권 선거와 닮은꼴이었다. 조합장 선거가 ‘돈선거’로 흐르는 데는 한정된 공간과 특정된 유권자들에 의해 치러지는 특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 운동은 무관용 원칙으로 엄벌하고, 제도개선을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 특히 선거 운동을 더 폭넓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농수산물 개방시대를 맞아 1차산업 경제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새로 선출된 조합장들의 책임이 막중하다. 당선의 기쁨도 잠시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갈려면 신발끈을 조이고 현장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 당선자들은 앞으로 4년간 초심을 잃지 않고 조합원 권익향상과 조합발전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