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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추억의 피아노

추억의 피아노

                         박준수

 

 

첫 아이를 위해 장만한 피아노가
오래도록 거실 한 구석에서 침묵하고 있다
빛바랜 서랍 안에
누워있는 촉수들
마디마디
아이들의 해맑은 노랫소리
건반을 건너간 세월의 자국들이
내 마음 한 줄을 건드리고 있다
돌아보면
그 자리에 그림자로 선 네모난 추억
삶의 모퉁이마다 삐걱대는 건반들
어느 날 서랍을 열고
떨리는 손으로 짚어가면
나도 모르게 공명(共鳴)하고 있다
아득한 세월의 비밀하나 안고
속으로 울고 있는 피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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