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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개망초

개망초

 

부모님 잠드신 언덕에 보초를 서듯
풀숲 사이 군데 군데 목을 내미는 개망초
하늘의 별들이 쏟아진 듯 우수수 땅위로 솟아
노란 꽃술에 하얀 꽃잎을 펼치고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귀를 열어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 기다리다
수런거림이 나는 곳을 향해
가만 가만 다가가는 몸짓,

 

화순 춘양 산중 깊은 계곡에
누가 무리지어 개망초를 피웠을까
지상에 나온 망자의 혼이
자식들 보고 싶어 환생한 것일까

 

흐르는 유월의 녹음 위로
또 한 생을 부활한
영혼의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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