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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헌씨 5·18 묘지 참배 진심어린 참회이길

노재헌씨 5·18 묘지 참배 진심어린 참회이길

 

신군부의 핵심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 2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헌씨는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
재헌씨가 이날 5·18묘역을 찾은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싶다'는 의사를 수 차례 밝혀 이같은 아버지의 뜻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재헌씨 측에 따르면 현재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노 전 대통령이 '5·18묘역에 다녀와야 한다'는 말을 여러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은 오랜 투병생활과 고령으로 인해 자택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헌씨는 아들로서 노 전 대통령 대신 이곳을 찾아 아버지의 뜻을 전하고, 사진 등으로 이곳의 모습을 아버지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이 몸이 불편한 자신을 대신해 아들을 통해서나마 ‘5·18의 원죄’를 사과하고 싶다고 밝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의 원죄’를 부정하고 헬기 기총소사 사실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재판중인 상황에서 신군부의 한 축이었던 노 전 대통령의 이같은 반성적인 태도는 매우 주목할 만 하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유언비어 때문에 발생했다고 기록해 당시 5·18 폄훼 논란을 일으킨 바 있어 진정성 있는 참회인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5·18은 신군부가 정권 장악을 위해 무리한 진압 활동으로 과도하게 총기를 사용해 수많은 광주시민이 희생당한 민주화운동으로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지 오래됐다. 그리고 발포명령자 등 핵심쟁점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그동안 묻혀있던 ‘5·18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날 날도 머지않았다. 내년이면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는다. 신군부 핵심의 인식변화는 국민화합과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노재헌씨의 5·18 묘지 참배가 신군부의 진심어린 참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