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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 네 번째 시집 출간

실존적 고투 속에 잉태한 ‘추억의 서정’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 네 번째 시집 출간
공명의 화법으로 쓴 서정시 71편 ‘추억의 피아노’에 담아


현직 언론인으로서 틈틈이 시를 발표해온 박준수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52)이 네 번째 시집 ‘추억의 피아노’(책가刊)를 상재했다. 지난 2007년 세 번째 시집 ‘노천카페에서’를 낸 지 5년만이다.
그가 시에 천착하는 이유는 사실(팩트)에 충실하는 저널리즘 글쓰기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색다른 서정적 지평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수시로 접하는 수많은 정보와 기사의 홍수 속에서 내면에 침전하는 고독의 종유석을 시로 녹여내는 작업이 바로 그의 시 쓰기이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동백꽃’, ‘가을연서’, ‘해남 화원에서’ ‘추억의 피아노’ 등 일상에서 관찰하거나 몸소 겪은 체험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서정시 71편을 선보였다. 그의 시는 상징과 은유 등 난해한 언어적 기교보다는 일상의 언어에 스며든 질감을 우려내 감성을 터치하는 공명(共鳴)의 화법을 기조로 하는 특징을 보인다.
사물과 감정을 섞는 ‘감정이입’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지만 사람의 감정을 직접 들이대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말하는 언어를 시로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기법이다. 
“빛바랜 서랍 안에/ 누워있는 촉수들/븣/건반을 건너간 세월의 자국들이/ 내 마음 한 줄을 건드리고 있다/븣/떨리는 손으로 짚어가면/나도 모르게 공명(共鳴)하고 있다/아득한 세월의 비밀 하나 안고/속으로 울고 있는 피아노”(시 ‘추억의 피아노’ 일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발문에서 “박준수의 시는 아직 온전하게 풀리지 않은 실꾸리다. 지적 공감을 일으키는 온갖 장소에서 그가 들어 올린 기억은 풀리다 감기고 감기다 풀리는, 감김도 풀림도 아닌 그리움이다. 그는 어떤 사물이 그에게 말을 걸 때, 사물의 말을 상상할 수 있을 때 시를 쓴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자신보다 자신의 시를, 자신의 시보다 그 시가 그린 그리운 사물을 더 찬미하는 시인이다.”고 평했다.
최금진 시인은 “박준수 시인의 시는 규정된 하나의 장르로서의 시가 아니며, 그 자체로 하나의 가능성이자 정신이며, 특별한 현상이 된다. ‘살기 위해 낙타처럼’ 걸어가는 그의 실존적 고투 속에서, 우리는 사막의 오래된 모래 언덕과 살아 움직이는 바람에 매혹된 채 그의 뒤를 오래도록 함께 따라가 보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의 시 ‘묵은김치’ 가 서울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 스크린도어에 게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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