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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치분권시대 지방신문의 역할과 생존방안

자치분권시대 지방신문의 역할과 생존방안

코로나(COVID19) 상황이 1년 이상 계속되면서 이른바 언택트사회(untact society)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비와 유통은 물론이고 학교 수업을 비롯 직장에서의 회의·교육 심지어 공연·축제마저 비대면 비율이 월등히 높다. 일상생활 전반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디지털전환 이중고

그 밑바탕에는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없었다면 언택트사회는 가상세계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일 뿐이다. 이처럼 비대면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기업들은 조직체계를 디지털전환에 초점을 맞춰 변화시키고 있다. 
그간 종이에 정보를 실어 판매해온 신문사 역시 디지털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뉴스 시장의 주도권을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빼앗긴 상황에서 뉴스공급자로서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뉴스 콘텐츠를 생산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올리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인터넷TV 개국, SNS 플랫폼 구축 등 실로 다양한 디지털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스 시장에서 불편한 관계에 있던 국내 언론사와 포털이 상생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네이버와 다음은 그동안 뉴스 콘텐츠에 대한 전재료와 플랫폼 내 트래픽 기여도에 따른 수익배분을 해왔다. 특히 네이버는 2016년부터 주요 언론사들과 전문적이고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였다. 2019년 기준 13개 합작법인의 경영실적은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나아가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자사의 ‘구독형 지식플랫폼’에 5개 언론사를 참여시켜 특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언론사 입장에서 볼 때 기존 전재료와 광고기반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구독료를 챙길 수 있다. 이처럼 중앙 언론사의 경우 포털과의 공생관계를 통해 오랜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생존기반을 마련해가고 있어 고무적이다. 
하지만, 지방언론사의 경우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난파선처럼 암울한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광주·전남에도 아파트 광풍이 몰아쳐 연간 1만~1만5천 가구가 건설되고 있지만 지방신문에 실린 광고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부분 아파트 분양모집 광고가 포털과 생활정보지에 실리고 있기 때문에 극심한 광고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의 과제도 버거운 실정이다. 포털 입점은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겨운 관문이고,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수익모델 찾기도 사막에서 우물파는격이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 없는 일이다. 특히나 자치분권 시대에 지방자치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역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말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면개정으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지평이 활짝 열렸다. 주민의 정책결정 참여가 확대되며 자치경찰제 도입, 지방의회의 독립성 강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초 공약한 연방제에 준하는 자치분권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전면적인 손질을 통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자치분권의 틀을 갖추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방신문에 대한 애정 기대

이처럼 지방신문의 역할이 커지는 시점에서 어떻게든 생존방안을 찾아내 지방자치를 꽃피우는데 앞장 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신문사 내부로부터의 혁신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독자의 니즈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 둘째, 지역내 혹은 전국 지방신문사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례로 여러 신문사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포털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도 검토해볼만하다. 
셋째, 정부의 지방신문에 대한 관심제고와 제도개선이 절실하다. 현재 한시법으로 묶여있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을 일반법으로 전환해 상시적인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줄곧 중앙언론 출신들로 채워지고 있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등 언론 관계 기관 요직에 지방언론인을 참여시켜 지방언론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지방언론은 비록 기업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지역민의 대변자로서 지자체·지방의회 등과 함께 지방분권시대를 이끌어갈 주체임에 틀림없다. 지방신문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