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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형섭시인 세 번째 시집 ‘만추’ 출간

손형섭시인 세 번째 시집 ‘만추’ 출간

자연에 대한 경이감 서정시로 표현
80세 맞아 인생관조 시편 80여편 묶어 
“미세한 존재에 대한 시적 혜안 돋보여”

 

대학에서 은퇴 후 늦깎이로 문단에 데뷔한 손형섭 시인(80)이 세 번째 시집 ‘만추’(문학예술사)를 출간했다. 80세 산수(傘壽)를 기념해 문예지에 발표한 33편과 미발표작 47편을 포함, 모두 80편을 묶었다. 
시집 표제를 ‘만추’로 이름붙인 것은 군복무 시절 비무장지대의 가을단풍이 너무나 아름답게 눈에 비춰졌던 기억을 환기시킨 것이다. 이는 또한 100세 인생을 사계절에 비유했을 때, 손 시인이 지금 한창 절정에 이른 가을단풍과 같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손 시인이 80평생을 살아오면서 겪은 인생경험을 꽃과 나무 등 자연물에 연관지어 회상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물끄러미 들여다 본/옹달샘 물속엔/아버지의 얼굴이/환하게 미소띠고 있었습니다//피빛 철쭉이 뚝뚝 붉은 눈물 떨구어/아버지의 마음을/곱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옹달샘’ 3,4연) 
손 시인은 서문에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자연에 대한 경이감을 시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숲을 호흡하고,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살펴보고 싶었다. 살아 숨쉬고 있는 아픔과 슬픔에 즐거움과 그리움을 담아 가슴이 찡한 시 한편 쓰고 싶었다.”고 적었다.
그의 시적 주제는 ‘아름다움’과 ‘사랑’으로 집약된다. 이는 한 평생 삶이 비교적 순탄하고 가족애가 넘쳐났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시행에 드러나는 정서 역시 어둡고 우울한 색채보다는 밝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도드라진다. 
“아무 것도 모른 채/지난날을 모두 잊은 채/남은 세월 바보처럼 걸어가자//없이 살아도 가난하게 살아도/꿀 주고 열매 주는 들꽃처럼/아름답게 사랑하며 살아가자”(‘무슨 인연으로’ 3,4연)
이일기 시인은 시집평설에서 “손 시인의 시적 혜안은 미세한 존재에 대한 시인의 관조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손 시인은 화순 출생으로 목포대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 ‘문학예술’로 등단해 현재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광주문인협회·광주시인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