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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언론 현장을 가다

<1>디지털 혁신의 물결

종이신문 위기 온라인 수익창출 모델로 극복
‘언론제국’미국을 가다 <1>디지털 혁신의 물결

70년 전통 ‘뉴스데이’ 온라인·케이블TV 통합뉴스룸 운영
지역기사 독자충성도 견인…기사유료화·웹광고 수익발굴
모바일·SNS 링크시켜 실시간 반응 유도 뉴스 주목도 높여


입력날짜 : 2013. 05.23. 00:00

뉴스데이 편집회의
‘뉴스데이’는 통합뉴스룸을 운영해 종이신문과 인터넷뉴스, 케이블TV에 기사를 송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30분 두 차례 편집회의를 열어 인터넷판 기사와 종이신문 기사를 결정한다. ‘뉴스데이’는 이례적으로 한국 연수팀에게 편집회의 장면을 공개했다.
지금 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진화로 미디어 혁명이 한창 진행중이다. 신문과 방송으로 대표되는 기존 미디어의 영역이 급격히 붕괴되고 인터넷과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가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언론 자유를 기치로 시민 민주주의를 꽃피운 미국은 그 변화의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필자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디플로마 과정(주제: 지역신문의 디지털 혁신)에 참여해 지난 5월12일부터 19일까지 7박8일간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미국언론의 디지털 혁신사례를 살펴보았다. 디지털 기술혁신을 매개로 다채로운 뉴미디어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 미국의 언론동향을 6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註


디지털 기술의 물결은 언론(컨텐츠)의 생산-유통-소비 등 미디어산업 전반을 송두리째 판갈이했다. 거대자본이 플랫폼을 구축해 정보를 독점하며 일방향의 뉴스와 컨텐츠 소비를 강제해오던 올드미디어 체제가 해체되고 네트워크와 융합, 멀티 플랫폼을 알고리즘으로 하는 뉴미디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대전환은 당연히 디지털 기술혁신에 의한 것으로 온라인 기반의 매체뿐 아니라 기존 신문과 방송에도 강력한 변화를 초래했다.

필자가 방문한 뉴욕과 샌프란시코의 모든 매체들은 디지털을 기반으로 활력을 찾고자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고 있었다.

이러한 디지털 혁신을 가장 실감나게 보여준 곳 중 하나가 뉴욕 주 롱아일랜드 멜빌에 위치한 ‘Newsday’이다.

‘뉴스데이’는 타블로이드 판형에 주중 100페이지, 주말 130페이지를 발행한다. 사진은 1면 표지
73년의 역사를 가진 뉴스데이는 인구 250만명이 거주하는 롱아일랜드에서 가장 유력한 매체일뿐 아니라 미국내에서도 영향력 순위 12위에 드는 언론사이다. 전체 기자수는 375명이며, 온라인 유료독자를 포함해 30만부를 발행한다. 페이지수는 타블로이드 기준 평일 100페이지, 일요판은 130페이지를 발행한다.

이 신문은 아날로그 환경에서 이룩한 성장세를 디지털 환경에서도 계속해서 이어 오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1940년 9월 뉴욕데일리뉴스 창업주의 딸인 앨리시아 패터슨이 창간한 이 신문은 2차 대전후 귀국한 퇴역군인들이 롱아일랜드로 대거 이주해오면서 성장의 호기를 맞았다. 당시 뉴욕시의 주택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저렴한 이곳에 전쟁귀환자들이 정착하면서 지역사회의 정보를 제공하는 신문구독이 필요해진 것이다.

뉴스데이는 이주자들을 위해 주택건축, 편의시설 등 생활정보를 중점적으로 제공해 독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다.

여성창업자의 안목이 반영된 라이프 스타일 저널리즘과 로컬 저널리즘, 탐사보도에서 두드러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역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독보적인 지역정보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가령 교육예산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쓰임새를 그래픽으로 표현하거나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공약과 프로필을 수 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보도함으로써 독자의 이해도를 높인다.

1977년에는 경쟁지인 롱아일랜드 프레스가 폐간되면서 독주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인근 뉴욕시에 거대언론 뉴욕타임스가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롱아일랜드에 관한 뉴스는 뉴스데이가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멜빌에 위치한 ‘뉴스데이’ 본사에서 포즈를 취한 필자.
뉴스데이가 독자들로부터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배경에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다양한 플랫폼을 구축한 결과이다.

통합뉴스룸을 기반으로 종이신문을 발행하면서도 온라인뉴스, 케이블TV 등 멀티플랫폼을 통해 폭넓은 오디언스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매체 특성을 고려해 60명의 온라인 전담 인력을 두고 네티즌들의 취향에 맞는 웹디자인과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오프라인 독자와의 중복이 20%에 불과하고 온라인 독자층이 여성과 40대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들에게 주목도가 높은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방문자는 하루 20만명이며, 모바일 10만명,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접속자는 4만명에 달한다. 웹에 올리기 전 트위터에 먼저 노출시켜 독자를 유인한다.

웹페이지 상단에 배너 및 동영상 광고를 실어 수입을 창출하고 4년전부터는 일부 온라인 기사의 유료화를 단행했다.

지역관련 정보는 유료화이며 스포츠, 연예, 오락 등 흥미위주 기사는 무료이다.

유료화 이후 단순 방문자 수는 절반 가량 감소했으나 광고주의 반응은 오히려 긍정적이다.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 타겟이 분명해져 광고의 소구력이 높아진 결과이다.

컨텐츠는 철저히 지역밀착형 뉴스를 지향한다. 생활섹션과 스포츠, 건강, 카툰(만화), 게시판 등 풍부한 읽을거리와 생활정보를 실어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탐사보도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19번의 퓰리처상 수상경력을 자랑하고 있다.

뉴스데이 외에도 미국 내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디지털기반의 플랫폼과 수익모델 구축에 몰두하고 있다. 종이신문의 위기를 디지털 혁신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도전의지가 물씬 느껴졌다.

/뉴욕 롱아일랜드=박준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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