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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시란 무엇인가(3)

시란 무엇인가(3)

“시는 정직성과 통찰력, 정신의 완전성을 형상화한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이제 말머리를 본론으로 향한다. 
‘시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수 많은 문학이론가와 시인들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그들이 언급한 코멘트를 하나씩 살펴본다.
영국 낭만주의 초기 시인 W. 워즈워드는 “시란 강력한 감정의 자연발생적 흘러넘침”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시인이란 특별한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말하는 한 사람이라는 매우 근본적인 인식을 가져야 하며, 시는 평정 가운데서 회상된 정서에서 비롯된다”고 설파했다.
또한 워즈워드와 함께 영국 낭만주의를 이끌었던 쿨러리지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비일상적인,  초자연적인 요소를 현실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주력하였다. 즉, 이들은 일상의 사물에 상상력을 가하여 새롭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시의 목표로 삼았다. 
미국 시인 R.W. 에머슨(1803-82)은 그의 유명한 산문집 중 하나인 『The Poet』(1884)에서 자신의 시론을 논술했다. 그가 말하는 시론의 요지는 첫째 시의 소재는 무한하다는 것이다. 즉 “사고가 모든 것을 시적 용도에 맞게 만든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시의 형식은 그 자체의 구성을 갖는 시상에서 생겨나야 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시인이 진실로 영감을 받으면 그 형식은 저절로 처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인의 능력은 자연의 양극성을 조화시키고 영혼의 본질과 의미를 파악하고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말하고, 시간과 인습을 극복하고 인간을 낡은 사고에서 해방시켜 새로운 사고를 고취하고 잃어버린 지식을 회복시키고 그들에게 우주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는 창작활동의 본질은 ‘정서의 전달’이라고 주장해 예술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하였다. 
철학자 김태길 전 서울대교수는 “새로움이 없는 작품은 문학이 될 수 없다. 시는 순화된 순간의 인간 심정의 아름다움 즉 미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인간적 활동의 한 유형”이라고 말했다. (김태길, 『수필산책』 p.170) 
러시아 형식주의자 티니야노프를 비롯한 학자들은 문학이 실용적인 언어와 구별되는 것은 문학은 구성적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시는 실용적인 언어에 대하여 일종의 통제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며, 따라서 시의 구성적 특성에 대하여 우리의 주의를 끌기 위하여 실용적인 언어는 왜곡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러시아 형식주의자 쉬클로프스키는 ‘낯설게 하기(defamiliarisation)’를 시의 본질로 생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는 결코 사물에 대한 감각작용을 신선하게 유지할 수 없으며, 일상적인 삶에서 그런 감각작용은 상당한 정도까지 ‘자동화(automatisation)’ 되어진다”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예술은 사물이 알려지는 대로가 아니라 그것이 인식되는 대로 사물에 대한 감각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며 “예술의 기법은 대상을 낯설게 만들고, 형식을 어렵게 만들며 감각작용을 난해하게 만들고 그것을 길게 연장시키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감각작용의 과정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심미적 목적이며 따라서 그것은 길게 지연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대상 그 자체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문학작품은 여러 요소들이 전경(前景)과 배경(背景)의 관계속에서 구성되는 역동적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고어적인 어법과 같은 어느 특정한 요소가 소멸된다면 플롯이나 리듬과 같은 다른 요소들이 그 작품의 시스템에서 지배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되기 마련이다. 예술이라는 원주(圓周)는 항상 끊임없이 변화하며 사회구조와 항상 역동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클렌스 브룩스는 “모든 위대한 시가 그러하듯이 시는 정직성과 통찰력과 정신의 완전성을 형상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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