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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날의 풍경

초등학교 시절(2)-공설운동장에서의 학교대항전

공설운동장에서의 학교대항전 

 

이번에는 공설운동장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고자 한다.

가을이 되면 광주시내 초등학교들이 공설운동장에 모여서 학교대항 단체전 경기를 벌였다.

경기종목은 축구 등 구기종목과 달리기와 계주 등 육상경기를 망라했다.

각 학교는 스텐드에 자리를 잡고앉아 필승이란 커다란 글씨가 쓰인 현수막을 내걸고 응원을 벌였다. 특히 학교들은 카드섹션을 하면서 응원전을 펼쳤는데, 우리는 카드섹션을 하기 위해 거의 한달 동안 학교에서 맹연습을 했다.

카드섹션은 일종의 모자이크로 여러 장의 카드를 조합해서 글자나 그림을 만들어서 표현하는 응원방식인데 멀리서 보면 전광판처럼 역동적인 시각적 효과를 준다.

우리는 10여장의 카드를 지니고 있다가 선생님의 신호에 따라 번호에 맞춰 해당되는 색깔의 카드를 얼굴앞으로 내밀어야 했다. 따라서 학생들은 일련번호에 따라 일제히 각자의 카드를 들어올려야 하는데 색깔이 맞지 않거나 일사분란하게 동작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림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된다.

나는 맨 좌측 열이어서 흰색카드를 많이 들었다. 아마도 바탕색에 해당되는 위치에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내 카드의 순서는 초록-흰색-노랑-흰색-흰색-초록-빨강순이었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 “4번 카드를 외치면 재빨리 흰색을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틀릴 경우 선생님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듣는데, 나는 거의 지적을 받지 않았다.

또한 우리는 6학년 2학기때 한동안 학교 운동장에서 제식훈련을 하였다. 나중에 광주시내 학교들이 공설운동장에 모여서 제식훈련 연습을 벌였다. 그러나 예행연습으로 끝나고 실제 공식 공연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