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여름 방학때 극락강에서 아찔한 순간
신나는 방학이 시작되면 우리는 공부는 뒤로 한 채 일탈을 시도했다.
구슬치기나 딱지 따먹기와 같은 게임에 물릴 때 쯤 누군가가 불쑥 기발한 제안을 내놓는다.
6학년 여름방학이었다. 함께 놀던 동네 한두살 위 형이 갑자기 “극락강에 수영하러 가자”고 충동질을 했다. 그말이 나오자마자 아이들은 그 형을 따라서 극락강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나도 그 대열에 함께 동참했다.
한참을 걸어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극락강 강가에 도착했다. 정확한 지리적 위치는 잘 모르겠고 가까이에 산이 있었다. 아마도 산동교 부근이 아니었나 싶다.
형과 아이들과 나는 강가 자갈밭을 지나서 강물이 흐르는 곳으로 다가갔다. 거기서 아이들은 물속으로 들어가 수영을 하기 시작하였다. 나도 바위 가장자리에 앉아 있다가 아이들을 따라서 물속으로 몸을 밀어넣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물살이 거셌다. 순식간에 내몸이 가랑잎처럼 휩쓸려 어디론가 흘러갔다. 그 순간 나는 당황했고 중심을 잡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저만치 바위가 있어서 가까스로 바위를 붙잡고 몸을 버틸 수 있었다. 이를 지켜본 동네 형도 순간 놀랐는지 내 등을 손바닥으로 치며 “정신차려”라고 외쳤다.
여름방학이면 매년 어디선가 물놀이 익사사고가 발생하는대 하마터면 내가 그 비극의 주인공이 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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