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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편집국 창가에서

편집국 창가에서

 

그 작은 방에서 흘러간 26년의 세월
기사의 갈피에 깃든 진실을 밝히려
정신을 깨우고 마음을 맑게 가다듬었으련만
나의 펜 끝은 날카롭지 못하였구나
매일 매일 지상(紙上)에 세상의 무게 추를
바로 세우려 몸부림쳤지만
혼자 감당키에는 너무 버거운 중력(重力)
수많은 아우성이 흘러가는 뉴스 룸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자 하였을까
나는 무엇을 잡으려 손을 뻗었을까
때로는 황량한 사막을 질주하고
때로는 아득한 절벽으로 추락하며
그 무량(無量)한 정보의 바다에서
소리없이 고요히 울부짖었네
지친 날개로 파도를 넘어가는
한 마리 바다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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