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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감을 따며

감을 따며

 

화순 춘양면 대신리 산중턱

고추밭 언저리

감나무 몇 그루가 가을하늘을 이고 서 있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먼저 흙이 되시자

외로우실까봐 감나무를 심으셨다

 

가을빛 고운 날

까치가 날아와 세상 소식 전해달라고

생전에 그토록 열심히 감나무를 가꾸셨다

 

이젠 아버지도 어머니 곁에 나란히

누워계시고

 

까치만 날아와 붉은 홍시감을 쪼고 있다

 

나는 긴 장대로 감잎을 이리저리 헤치며

속절없이 감을 따고 있다

 

올해는 가을빛이 왜 이리 고운지

감마다 아버지, 어머니 웃음이 환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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