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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베트남 하노이(河內)에 와서

베트남 하노이(河內)에 와서

 

시간이 채색된 도시의 미로에 발을 내딛으며

비로소 여행자가 된 느낌, 이 기분을 마음에 담아서

카페에 앉아 엽서라도 쓰고 싶은 그런 느낌

노트르담 성당을 본떠서 지었다는 성당을 올려다보며

하노이가 아닌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듯한 착각

일상을 벗어난 여행의 기쁨이란 이런 것이구나

바가지를 긁어대는 옆에 있는 사람을 첫사랑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마법에 스스로 놀란다

길거리는 과거와 현재가 뒤엉켜 저마다의 시간을 달린다

인력거를 끄는 사람과 여행자를 싣고 전기차 카트를 몰고가는 여인

그 틈새를 뚫고 길을 여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들

지구상의 모든 인종들이 한데 모여서 저마다의 언어로

웃고 떠들고 서로 서로를 훔쳐보며 기쁨에 펄럭인다

상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숍들은 형형색색

이색적인 상품들을 진열해놓고 여행자의 호기심을 부추긴다

하노이(河內)는 이름처럼 호수의 도시

65층 롯데전망대에 올라 시내를 배려다 보면

홍강(紅江)이 도시를 관통하고

초록빛 호수들이 군데군데 얼굴을 내민다

호수는 분주한 도시의 템포에 쉴 틈을 열어준다

하노이의 가장 큰 매력은 꽃의 도시라는 것

거리마다 가게마다 식물과 꽃들이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형 화훼시장에는 화려한 꽃들이 봄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여행자에게 다시 한번 오라고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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