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작노트

하롱베이에 와서

하롱베이에 와서
 
바다에 솟은 3천개 봉우리들이여
그대들이 우뚝 선 것은
그대들의 힘이 아니다
억겁의 세월동안
몸굽혀 머리를 부딪혀 옹위해온 파도의 힘이다
 
푸른 투구를 쓴 전사들이여
그대가 위엄을 부리는 것은
그대의 호령 때문이 아니다
검은 이끼 두르고 외로운 시간을 지탱해온
바위섬의 겸양때문이다
 
점점이 소실되어가는 작은 섬
그들도 한 때는 거산이었거늘
그들은 침묵하고 있으나 흔들리지 않으리니
 
두팔 벌려 맞아준 하롱베이여,
순간의 추억만 남아
내 마음에 부표처럼 떠있을터이니
삶이란 돌아서면 늘 그리움일 테니....
 
 

 

'시작노트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  (0) 2024.04.08
베트남 하노이(河內)에 와서  (1) 2024.01.25
달과 구름  (0) 2024.01.06
그 길 위에서  (1) 2023.12.31
가난한 날들이 그리운 까닭은  (1)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