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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 통해 심리치료 하는 유영준 한국시낭송문화재단 단장

“시는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묘약”
시낭송 통해 심리치료 하는 유영준 한국시낭송문화재단 단장

심리상담센터 개설 3년째 소외계층에 무료봉사
새해엔 교도소, 노인대학 찾아가 시낭송 붐 확산


입력날짜 : 2013. 12.25. 00:00

“시는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동병상련의 정을 느껴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를 통해 아픈 마음을 치유하는 유영준(46)한국시낭송문화재단 단장 겸 새움마루심리상담자원봉사센터장은 “시는 내담자에게 자기성찰의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심리치료에 매우 유용한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그가 시의 치유능력을 경험한 것은 지난 2010년. 한 내담자가 한밤중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하소연을 장시간 늘어놓길래 여러 가지 상담기법을 통해 달래보려고 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평소 즐겨 암송하는 정호승시인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를 낭송해주자 어느 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잠이 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이때부터 시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본격적으로 시낭송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해 충북 소재 한 신문사가 개최한 전국시낭송경연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수상한 것을 필두로 각종 시낭송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시낭송가로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시낭송을 심리상담에 적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예향 광주를 아우르는 문화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한국시낭송문화재단을 설립해 시낭송 붐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시낭송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매주 3회(화, 토, 일) 일반인과 학생을 대상으로 시낭송 기법과 내면치유, 시극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에는 재소자와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을 찾아가 시낭송을 통해 위로할 방침이다.

그는 젊은 시절 연극배우였다. 1984년 극단 ‘까지놀’ 창단 단원으로 참여해 30년째 무대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또한 군제대 후에는 광주시내 서적도매상에서 직원으로 일하다가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한 후 광주 북구 오치사회종합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 집안문제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아픈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 상담심리를 공부하게 됐고, 3년전 전남대 정문 부근에 무료 심리상담센터를 개설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무료 상담을 하고 있다. 초기에 후원자가 30여명 정도 있었으나 차츰 줄어들어 지금은 시낭송 강의 등 혼자 힘으로 운영해가고 있다.

그는 “상담센터에는 결손가정이나 가족 사망 등 가난하면서 마음의 상처가 깊은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며 “이들에게 아픔을 치유하는 길을 열어주는 보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도 자아성찰의 계기를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