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CEO, 희망이 보인다
평생학습 문화 사회전반에 확산 두뇌개발 정도가 지역 경제력 좌우
입력날짜 : 2014. 02.11. 00:00
미디어사업국장
광주 첨단단지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매주 수요일 일과가 끝나면 시내 호텔로 달려간다. 그가 정기적으로 호텔에 가는 이유는 뭘까? ‘거래처 관계자와 상담하기 위해서’, 아니면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사우나에서 훌훌 털어버리려’? 정답은 ‘공부하기 위해서’이다.
요즘 K사장처럼 바쁜 일정에도 ‘열공’(열심히 공부)하는 기업 CEO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동안 각 대학들이 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해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맞춤형 강좌를 제공해왔으나, 최근에는 경제단체는 물론 대학동창회에서도 조찬 또는 만찬을 겸한 특강이 보편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신문·방송 등 지역 언론사에서 대학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리더들의 학습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대학의 강좌가 이론중심이라면 언론사 강좌는 책의 저자나 명사 특강, 경영성공사례 연구 등 실제에 기반한 지식을 제공한다.
지식경제시대가 도래하면서 평생학습 문화가 사회전반에 퍼져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상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는데에 경쟁력의 원천이 있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가치창출의 핵심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바야흐로 기술과 자본이 기업을 발전시키던 시대는 저물고 개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와 페이스북 창시자 마크 주커 버거가 대표적인 창조경영의 선구자이다. 이들은 끊임없는 새로운 생각과 창조적 리더십으로 인류의 라이프 스타일과 세계 경제의 트렌드를 바꿔놓았다.
이처럼 21세기는 창조경제의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특히 CEO의 창조적 마인드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공부안하는 임원이 회사를 망친다’는 경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IMF환란 이후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커졌다. 게다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더해져 기업환경은 과거의 경영방식으로는 존립이 힘들 정도로 까다롭고 복잡해졌다.
이에 따라 기업의 CEO와 조직을 이끄는 리더들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서울, 부산 등 경제력이 앞선 지역은 일찌감치 CEO들이 기업혁신의 과정으로서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속적으로 이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아침 일찍 활동하는 새가 많은 먹이를 잡는다는 ‘얼리버드(early bird)’ 속담이 말해주듯이 서울에선 조찬강의가 익숙한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는 결국 지역간에도 두뇌개발 정도에 따라 경제적 격차를 낳을 수 있는 단계에 와있다.
이러한 문제인식에 따라 우리지역 상당수 기업 CEO들은 그동안 서울을 오가며 원하는 강좌를 수강하는 실정이었다. 광주에서 중소 건설사를 운영하는 박모사장은 한달 가운데 절반 가량을 서울에서 머물며 공부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지역에서 다양한 고품격 강좌가 속속 선보임으로써 차원높은 지식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광주매일신문이 IGM(세계경영연구원)과 손잡고 3월에 개강하는 ‘CEO창조클럽’의 경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 리더를 대상으로 최신 글로벌 트렌드와 조직의 문제해결, 미래전략수립, 감성과 소통 능력을 키워주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창조클럽’은 1회 강의를 위해 석·박사 연구진이 400시간 이상 연구개발 투자하며, 모든 강의는 반복된 리허설을 통해 철저한 검증과정을 거친다. 지금까지 ‘창조클럽’을 수강한 CEO는 10대 대기업을 비롯 1천400여개 기관에 달하며, 현재도 국내·외에서 2천여 명이 수강하고 있다.
최신 지식의 습득이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창조경영 시대에 우리지역 지도자들의 ‘열공’자세는 매우 희망적인 메시지로 다가온다. 비록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돼 경제적으로 낙후됐지만 독특한 창의적 마인드와 개혁의 열정이 넘치는 호남이 창조경제 시대에는 선두주자가 될 수 있다.
새해들어 지역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지식탐구 열풍에서 호남의 새로운 비전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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