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김치
살아보니 인생은 묵은지와 같더라
푸성귀 시절 애머럴드빛 꿈이야
온 들녘을 물들였지만
눈비맞고 김장독에 들어앉으면
제 살의 단맛으로 살아가느니
소금기와 젓갈에 버무려진 채
욱씬거리는 몸살을 겪고나면
신산한 세상맛 우러나는 걸
어느날 무심한 졸음에서 깨어나 보니
아, 군침도는 나의 삶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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