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금당산
을미년 서설이 내린 금당산
멀리서 바라보니
한 폭의 동양화가 걸지게 그려졌네
푸른 듯 하얗고, 하얀 듯 푸른
우람한 자태
흰 도포를 차려있는 선비마냥
기품어린 풍모가 그윽한 경지일세
그 정기에 취하고 싶어
한발 한발 오르니
소나무, 떡갈나무 우르르 마중하네
산 중턱쯤 오르자
철~썩 머리에 쏟아지는 눈 죽비
정신이 번쩍 들어 눈 크게 뜨고 살펴보니
속세에 절은 중생 하나 멈춰 있네
정상에 올라 오던 길 돌아보니
가부좌를 틀고 긴 겨울밤을 지샌
나무들이 해탈한 금당산
부처님이 중생구제를 다 하고나서
기쁜 마음으로 미소 지었을
여기 무애의 땅
발아래 눈 덮인 금당산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