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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겨울비

소낙비

 

너의 태생이 뭔지 모르지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가는 것 뿐
금간 유리조각을 허공에 산산이 부수며
투명한 뼛속에 새겨진 이름들을
바람이 부르는 걸 너는 아니
옆구리를 툭 치면서 고백하는 걸 본 적이 있니
시린 손을 내밀지는 마
불빛에 적셔진 청춘의 시간이
간이역에 정박하듯
남몰래 추억을 매장하지
그리곤 한동안 신열을 앓지
회색빛 계절에
감금당한 대지여
너의 빗장을 풀어줄 테니
가슴 떨리지 않았음 좋겠어
대신 너의 꿈을 얘기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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