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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상해 황포강 바람을 맞으며

상해 황포강 바람을 맞으며

 

수천년 갈대 서걱이며 울던 그곳에
문명의 아침이 찾아오더니
황포강 바람이 유난히 살랑대누나
아편전쟁 패전의 상처 위에 솟은
대리석으로 빚은 열강들의 영사관 건물들
100여년이 지나도 돌빛은 찬연하고
상전벽해의 포동거리에 하루가 다르게
일어서는 마천루의 죽순들이여,
서구 자본이 황포강어귀에 닻을 내리고
대륙의 흙바람을 따라 진군하는 황금부대여
소주에 가서는 반도체, 컴퓨터, 항공우주선을 만드는
신기루가 되었네
황포강 유람선 갑판에서 바라보이는 것은
대부분 서구 열강의 깃발들
게중에는 한국 기업의 로고도 선명하게
강물위에 빛나고 있구나 
등소평이 상해의 갑문을 연지 서른해
동방의 아침나라에서 온 나그네가
7년만에 다시 찾은 황포강에는
미국의 맨하탄이 울고갈 동방명주탑이 가뭇없이 솟아라
시내 옛 거리는 새길로 바뀌어 파리의 패션이 유혹하고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
황포강 바람에 동양의 용이 솟구치는지 경이로운 눈길을
닫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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