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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선 수필가 ‘아직도 내 곁에 있는 세월’

인생의 뒤안길 속 넘쳐나는 해학미 뽐내
‘아직도 내 곁에 있는 세월’ 임종선 지음 도서출판 서석]>


입력날짜 : 2016. 11.20. 19:48

수필은 성찰의 문학이자 관조의 문학이다. 먼 길을 걸어온 나그네가 잠시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지나온 시간들을 더듬어 보듯 회상의 미학이 깃들어 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젊은 날의 언덕을 지나 노년에 문학의 오솔길에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는 모습은 마치 한 그루 은행나무처럼 가을날 서정을 물씬 느끼게 한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병마와 싸우면서도 펜을 놓지 않고 생의 자취에 문학의 훈김을 불어넣는 작가가 있다.

수필가 임종선(83)씨가 세 번째 작품집 ‘아직도 내 곁에 있는 세월’을 펴냈다. 3년 만에 펴낸 이번 수필집에는 일상에서 모티브를 얻은 74편이 수록돼 있다.

임씨는 비록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이고 60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문학수업을 받기 시작했지만 10여년 간 갈고 닦은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전남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를 수료하고 조선대 평생교육원에서 10여년 간 문학 산책과 금호문화관, 서은문학연구소에서 결석 한번 안하고 글쓰기에 정진했다. 그의 타고난 성실성이 문학인생의 연륜에 윤기를 더하고 있다.

그의 글은 핍진하고 신산했던 인생의 뒤안길과 순수한 정신세계가 깃들어 있어 수필의 진수를 이룬다.

‘소중한 밥풀때기’에서 혹독했던 가난으로 인해 절약정신이 몸에 배었고, ‘깡달녀와 햇님녀’에서는 수저와 젓가락을 의인화해 독자에게 재미를 준다. ‘고목에 핀 백장미’는 여성팬의 메시지를 받고 묘한 설렘을 느낀다.

임 작가는 “소설은 문장이 길어 지루하고 시는 난해하지만 수필은 신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어서 쓰기 쉽다”고 수필의 묘미를 설명했다.

한편, 임 작가는 1934년 보성 득량에서 태어나 보성 농공기술학교를 중퇴하고 전매서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면서 노조지부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