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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산구, 백년의 침묵깨고 광주 중심으로 우뚝

광산구, 백년의 침묵 깨고 광주 중심으로 우뚝
KTX개통 이후 ‘눈부신 변화’…호남의 관문 옛 영화 되찾아


근대화 이후 광주의 오랜 변방이었던 광산(光山)이 100년의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2014년 4월 KTX 호남선 개통으로 광주송정역이 광주의 관문으로 우뚝 서면서 광산의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40만 인구를 가진 광주의 우듬지로서 서남해안을 견인하는 신도시로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광산은 본래 광주의 모태 땅이었다. 구한말까지 광주는 면단위 행정구역으로서 광산의 품안에서 자라왔다. 1896년 단발령을 계기로 나주에 있던 전남관찰부가 광주면에 옮겨온 후 오늘날 호남의 중추도시로 발돋움한데는 광산의 후광이 크게 작용했다.
한 세기 동안 긴 시간을 외곽에 머물렀던 광산이 이제 옛 영화를 되찾고 있다. 광주의 중심축으로, 호남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100년의 판도를 바꾼 것은 속도혁명으로부터 기인한다. 광주송정역이 KTX의 호남 거점역으로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광산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정유년 새해를 맞아 힘찬 용틀임을 하고 있는 광산 1번지 광주송정역에 가보았다. 최신 시설답게 웅장한 외관에 흰돌고래 모양으로 디자인된 역사는 새로운 명물이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입구 광장에는 기차에서 내린 사람과 타려는 사람의 발걸음이 분주하게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는데 젊은 엄마가 한 살 딸아이를 안은 채 쇼핑백을 들고 세 살 아들과 앞서서 오른다. 그 뒤에 아이들의 할머니가 캐리어와 카트에 짐을 싣고 오르다가 그만 카트의 짐이 넘어져 순간 휘청거렸다. 세 살 손자가 이를 목격하곤 자기가 도와주겠다며 내려갈 자세를 취한다. 얼굴은 겁먹은 표정이 역력한데 사나이의 근성을 발휘하는 아이를 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깨끗하게 넓어진 2층 맞이방에 들어서자 기차시간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가득하다.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옆에 끼고 몇은 졸고 몇은 쿨럭이는 모습’ 대신 TV를 보거나 신문을 읽거나 저마다의 방식으로 킬링타임을 즐긴다. 예나 지금이나 대합실은 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는 마찬가지이다.
저만치 아는 전남대 교수님 한분이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띠였다. 서울 가는 길이라고 한다. 대학가 소식을 화제로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열차시간이 되어 자리를 떴다.
이어 KTX 호남선 개통으로 인한 변화가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역무실에 들렀다. 강병인 역장이 녹차를 내놓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는 “이제 광주의 중심축은 송정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해 말 SRT개통시기에 맞춰 연계교통체계를 개편하고 맞이방도 키우고 주차장을 증설하는 등 이용자 편의를 위한 조치를 완료한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역 맞이방은 기존에 1,350㎡에서 1,707㎡로 357㎡를 늘렸고, 주차장은 역사전면의 397대를 수용하는 제1주차장과 역사 뒤쪽에 추가로 제2주차장 207면을 증설했다고 전했다. 또한 광주시내권 KTX 환승고객의 편의를 위해 광주역-광주송정역간 17분 소요되는 무궁화 셔틀열차도 12월 19일부터 1일 30회 운행하고 있어 도심과 연계망이 확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과거 컨테이너 하치장이었던 현 주차장 부지에 복합환승센터가 2018년 착공해 2020년 완공되면 명실상부한 호남 최대 관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차 이용객은 SRT(수서방향) 개통 이후 운행횟수가 약 2배로 늘어나 주중 1일 평균 1만2천여 명, 주말 1만8천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SRT 개통전보다 주중 약 1천500명, 주말 약 300명이 증가한 셈이다. SRT 종착역은 강남고속터미널과 가까워 과거 고속버스 이용승객이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관광객 유인효과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젊은이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내일로’의 목적지로서 순천, 목포, 여수는 인기가 많지만 광주는 아직 눈길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는 청소년들을 광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요소를 적극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광산구가 지난 2015년 7월 실시한 KTX 개통효과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등산’, ‘5·18민주화운동’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