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태도에서
西海의 외딴 섬 암태도에
한 많은 소작쟁이 핏빛 울음이
푸른 산너머로 여울진다
그때처럼 소작논마다
중모들이 두런두런 익어가고
물이 빠진 갯펄에
허망한 시름이 깊어
아버지가 탄 배는 오지않는다
그래도,
사람사는 곳 어디나 길은 있어
푸른 해원을 가로질러
뻗어있는 길 하나, 노둣길
그리운 인간의 정들이 돌무더기가 되어
사랑의 길이 뚫렸네
결혼한 신랑신부가 꽃가마타고
백년해로 언약하는 약속의 길
소작쟁이 멍든 가슴 부여안고 건너가
화해의 다짐받고 오던 길
밀물과 썰물이
그들의 마음인양
섬 그림자를 부여잡고 끝내 눈물 흐르는
암태도
철썩 철썩 추포 바다를 다둑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