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가을단풍
-박준수
오늘 다비식(茶毘式) 있다 하여
백양사(白羊寺)에 가네
주지스님도 없는 절간에
누가 소신공양을 하는가
붉은 화염이 뒤덮인 저 하늘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가쁜 사랑이 허공에 불타오르네
그렇지 않아도
이 가을 지나면 뼈만 남고말 山
나뭇잎 하나 남김없이 태우고 나면
나는 이승의 그리움 하나 지울 수 있을까
차마 눈물마저 거두고 돌아서는
백양사 숲길 오리
나도 모르게 온몸에 붙은 화염이
이 가을을 지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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