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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쿠알라룸푸르 국립이슬람사원에서

쿠알라룸푸르 국립이슬람사원에서

 

초승달과 별을 가슴에 안고
하루 다섯 번 신에게 경배하는 성소
이슬람의 숨결이 흐르는
쿠알라룸푸르 국립이슬람사원에서
알 수 없는 미로 속으로 홀로 걸어가는 걸 느끼네
아무 신의 형상도 없이 오직 메카를 향하여  
엎드려 고개를 숙이는 예배의식
신의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창조하되 피조물로부터 벗어나 있고
있으되 형체가 없고
아무도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신성을 가진 알라신
인간이 받드는 신 가운데 극도의 절대자
사원에는 향불도 타오르지 않고
고요한 뒤뜰처럼 돌기둥 사이로 바람이 지나는 소리뿐
언어를 빌어 닿을 수 없는 상상 너머의 상상세계
아주 먼 나라 혹은 바로 가까이
알라신의 음성이 들리는 그 곳에서
신발을 벗고 마음을 따라 총총히 걸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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