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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지속되는 ‘오월증후군’ 치유는 진실규명

38년 지속되는 ‘오월증후군’ 치유는 진실규명

 

5·18민주화운동이 38주년을 맞았지만 광주시민들 기억 속에는 여전히 ‘그날의 악몽’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지금도 5월이 되면 광주시민 상당수가 그날의 공포를 떠올리며 분노·불안 등을 호소하는 ‘오월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른바 정신적 외상 스트레스인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5·18때 고문피해를 당한 이모(70)씨는 5월만 되면 그날의 악몽에 몸서리를 친다. 1980년 5월, 서른두 살이었던 이씨는 공수부대원들이 학생과 시민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시위에 뛰어들었다. 그해 7월1일 이씨는 시민군에 무기를 건넨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이후 그는 경찰서와 군 영창, 교도소로 옮겨가며 경찰과 군인, 교도관이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곤봉과 곡괭이자루 등에 수없이 맞았다. 또 이씨는 군홧발에 짓밟히는가 하면 각목에 머리를 맞고 의식을 잃기도 했다. 그때 후유증으로 왼쪽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됐다.
이씨는 지난해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정신적 치유를 받으며 ‘오월 증후군’을 극복해가고 있다.
현재 광주트라우마센터에 등록된 회원만 500여명에 달하는 가운데 이달에만 상담 및 방문자 수가 3배 가량 급증했다. 센터는 오늘(17일)과 내일(18일) 각각 금남로와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국가폭력 생존자와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도 운영한다.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는 해마다 5월에 진행해온 프로그램으로 5·18을 겪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심리검사와 상담을 진행하고, 검사 결과 고위험군 증상을 보일 경우 치유프로그램에 연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국가폭력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그때 선택이 정의로웠음을 재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사회적 지지와 공동체 치유작업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월심리치유이동센터가 광주공동체가 국가폭력 생존자에게 안전한 치유공간이 되는데 앞장 서주길 바란다. 아울러 역사적인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5·18에 대한 왜곡·폄훼를 근원적으로 끊어내야 한다. 그 것만이 광주시민들이 ‘오월 증후군’으로부터 벗어나는 분명한 치유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