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로에서
늦봄 梧木臺 오래된 碑文처럼
마음 한구석에 맴도는 아련한 돌 하나
잡초에 가려 묵혀지고 모서리가 깨진 채로
아무 말 없이 견뎌온 오백년 세월
향교 뜰앞 은행나무 그늘 아래
서있던 청초한 그 모습,
목숨보다 질긴 그리움이어서
대성전 기둥에 검은 먹물로 스며
말못하고 박혀 있는 주춧돌 하나
님의 가슴속에 비문으로 서있습니다
그 비문을 읽으며, 나는
분홍빛 물드는 태조로에서
봄날을 오래오래 서성거립니다.
*전주 옛 도심거리, 한옥마을과 더불어 주위에 전동성당, 경기전, 풍남문 등 유적지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