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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태조로에서

태조로에서

 

늦봄 梧木臺 오래된 碑文처럼

마음 한구석에 맴도는 아련한 돌 하나

잡초에 가려 묵혀지고 모서리가 깨진 채로

아무 말 없이 견뎌온 오백년 세월

향교 뜰앞 은행나무 그늘 아래

서있던 청초한 그 모습,

목숨보다 질긴 그리움이어서

대성전 기둥에 검은 먹물로 스며

말못하고 박혀 있는 주춧돌 하나

님의 가슴속에 비문으로 서있습니다

그 비문을 읽으며, 나는

분홍빛 물드는 태조로에서

봄날을 오래오래 서성거립니다.

전주 옛 도심거리, 한옥마을과 더불어 주위에 전동성당, 경기전, 풍남문 등 유적지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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