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운하
누군가 살았던 흔적위에 나의 추억을 물들이는
풍경 하나 그대에게 띄우고 싶다
아니, 이곳에서 그대와 함께 풍경이 되고싶다
석탄배가 지나는 물길을 따라
밤이면 뿌연 입김을 내뿜던 가스등 불빛
어느 작은 카페에 앉아 창밖 멈춘 시간들
사랑이 목마른 사람들의 빈 가슴을 적시는
편지를 쓰고 싶다
유람선에서 바라다보는 물밖의 세상이란
그저 나뭇잎처럼 한 철의 찬란한 영화
가지 앙상한 계절이 오면
하나, 둘 빈 공간으로 남을지라도
오늘, 이곳에서 그대와 함께 추억이 되고싶다.